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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두 아이 과학영재원 보낸 엄마의 교육법
작성자 : 조현숙 작성일 : 17-11-06 | hit : 1154

우리 아이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 사교육에 몰두하고 계신가요? 교과서와 참고서 속에 아이들을 가두고 있진 않진 않으신가요? 독서 훈련법으로 두 아이를 과학영재원에 보낸 엄마, 홍수현씨의 '생각페달' 밟기 교육법에서 해법을 찾아보시길!

생각은 하면 할수록 늘어요. 그런데 안 하면 녹이 슬죠. 자전거 페달이 처음에는 잘 안 돌아가지만 돌릴수록 차츰 가속이 붙어서 발만 얹어도 가는 것처럼 차근차근 생각할 수 있도록 습관을 길러 줘야죠.
누구나 시행착오는 있다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교육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불안할 수도 있다. 아이의 친구들이 전교 상위권에 드는 모습을 당분간은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저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백점은 정말 힘든 거야’라고 말했어요. 점수에 연연하지 않도록 했죠. 책을 많이 읽어도 그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는 않으니까요. 그 때문인지 큰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적응하기 힘들어했어요. 제 아이의 세계와 다른 아이들이 학원 다니면서 알게 된 세계는 많이 달랐으니까요.”

힘들어하던 큰아이에게 한 줄기 빛이 보였다. 카이스트에서 주최한 영재캠프에 지원하게 된 것. 처음에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아이가 영재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도전했다. 아이가 써왔던 일기나 곤충 보고서 등을 제출했다.

“내 아이가 똑똑하다는 걸 증명 받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우리가 하는 방법이 틀린 게 아니란 걸, 이런 방법으로도 아이를 교육할 수 있다는 걸 인정받고 싶었죠.” 캠프에서 홍수현씨는 ‘우리 애는 영재가 아니야’라는 것을 느꼈고, 아이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돌멩이 하나를 주고 관찰하라고 하던 첫날 첫 수업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사실 위주의 지식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궁금한 것에 대한 해답을 직접 찾고, 그 원리와 규칙을 알아보려는 시도 자체가 공부라는 것을 아이와 엄마 모두 확신하게 된 것. 엄마 홍수현씨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너희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야”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게 공부하며, 빨리 뛰어갔다고 해서 빨리 도착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홍수현씨와 아이들은 온전히 이해하며 함께 걸어 나가고 있다.
 

작가의 생각이 정답은 아니다
생각의 페달을 확장한 홍수현씨의 두 아들은 필기법도 남다르다.

사교육 한번 받지 않고 과학영재원에 합격한 두 아들은 중학교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물론 여전히 사교육은 일절 시키지 않는다. 그녀의 노하우는 독서. 그런데 막연히 책을 많이 읽혀야 한다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책을 ‘뗐다’는 개념으로 읽히는 경향이 많다. 아이가 책을 어떻게 읽고 무엇을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책을 몇 권 읽었는지에 신경을 쓴다는 것.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자신만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눈으로만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많아요. 작가가 생각한 걸 그냥 받아들이기만 해요.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할 여유가 없죠. 모든 책을 지식을 알기 위해서 읽는다면 원리를 찾을 수 없어요.”

그녀가 고전 읽기를 권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 한 문장, 한 문장 깨달으면서 읽어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고전 읽기에 익숙해지면 다른 책도 같은 방법으로 읽게 된다. 홍수현씨는 “휙 읽어버려도 되는 책은 단 한 권도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글이 몇 줄 안 되는 그림책, 아예 글자가 없는 그림책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림책을 읽다보면 중학교 때 배우는 내용들이 유치원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함축돼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림에 담긴 의미를 알아내야죠.”
 

글의 양이 책의 수준은 아니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글이 많은 책을 읽기를 바란다. 또 글이 많은 책을 읽어야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 욕심 때문에 아이의 발달 상황에 맞지 않는 책을 권하게 되고, 아이가 책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대로 읽지 않는다’며 혼을 낸다. 글이 빽빽한 창작동화를 무리 없이 읽는 아이라고 해서 글의 양이 비슷한 역사책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멸종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한 영어책은 영어 유치원에서 ‘get off’라는 숙어를 알려주기 위한 단순 교재로 사용된다. 책이 주는 의미를 깨닫게 하기보다는 ‘내리다=get off’라는 숙어만 반복적으로 알려주는 것. 홍수현씨는 “좋은 책을 영어 숙어를 외우게 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림책으로 공부하기

그림책 읽기는 정말 엄마의 역할이 중요해요.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와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지가 관건이죠. 부모들은 아이들과 동물원에 가는 걸 귀찮아해요. 질문이 끊임없이 나오니까요. 그림책 속 코끼리를 보면서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아이들은 그림책을 글만 읽고 넘기지 않아요. 아이가 “엄마, 저 코끼리는 귀가 왜 이렇게 넓고 커?”라고 물을 때 저는 “그냥”이 아니라 “만약 코끼리 귀가 반대로 아주 작다면 어떨까?”라는 물음을 던졌어요. 그러면 아이가 “에이, 그런 코끼리가 어디 있어?”라고 하겠죠.

그렇게 아이와 대화가 시작되는 거예요. 아이가 묻는 모든 질문의 답을 엄마가 알고 있을 수는 없죠. 하지만 “몰라”라는 대답으로 아이의 생각의 싹을 잘라내 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세요. 저는 그림책으로 아이 교육에 성공한 게 아니라 그림책으로 아이의 생각 확장을 도왔던 것뿐입니다. 아이가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갈 수 있도록 엄마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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