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 독서코칭으로 장병들 '변화' #한 부대에 관심병사 A씨가 있었다. 간부가 "옥상에 올라가면 떨어질까 걱정돼 늘 잡고 다녀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걱정하던 병사였다. 그러던 중 그 간부는 속는 셈치고 병영도서관 담당 업무를 A씨에게 맡겼다. A씨는 이후 3000여권의 책을 정리하고 도서관을 관리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책과 도서관을 통해 A씨는 새롭게 군에 적응하게 됐다.
#지난해 전역한 B씨는 독서코칭을 통해 삶의 방향을 바꿨다. 군에 입대할 당시 B씨는 인생에 뚜렷한 목표가 없고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B씨는 군에서 다른 장병들과 함께 책을 읽고 강사의 수업을 들으며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독서코칭 강사와 상담을 하며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된 B씨는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결심을 했고 수능을 준비한 끝에 마침내 합격했다.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2016 독서코칭 간부 및 강사 워크숍'이 개최됐다. 사진은 부대별 독서코칭 담당관과 강사의 만남 시간. 사진 이의종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개최된 '2016 독서코칭 간부(독서코칭 담당관) 및 강사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병영독서·독서코칭 모범 사례들이 공유됐다. 이번 워크숍에는 400여명의 독서코칭 담당관과 강사, 관계자들이 모여 보다 발전적인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워크숍을 시작으로 각 부대별 2016년도 독서코칭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워크숍에서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 사업 브리핑에 이어 독서코칭 우수 사례 발표, 병영독서 활성화 방안 토론, 부대별 독서코칭 담당관과 강사의 만남, 독서코칭 강사 교육 등이 계속 됐다.

◆책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 =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핵심으로 하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며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고 국방부가 후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군 부대에 강사가 파견돼 독서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경직된 군 문화를 개선시키고 장병들의 독서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2년에 50개 부대를 대상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2016년 200개 부대를 대상으로 할 정도로 확대됐다. 문체부는 30억원의 예산을 병영독서활성화 사업에 투입하며 독서지도 전문강사와 인문학 교수 등이 독서코칭 강사로 파견된다.
각 부대는 7~10회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동영상 시청, 음악듣기, 그림그리기, 프레젠테이션하기, 토론하기 등 다양한 독후 활동으로 장병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책은 도서선정위원회가 선정한 50권을 토대로 각 부대가 장병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된다. 문체부와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는 독서코칭 프로그램 진행 전에 각 부대에 선정된 책을 제공, 장병들이 책을 미리 읽을 수 있게 지도한다.
◆"병영독서로 각종 군 문제 해결" = 워크숍에서는 군 문화에 기반한 병영독서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됐다.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생각하는 병영: 병영독서'를 주제로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독고 연구위원은 "병영독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움을 충족하게 해 준다"면서 "아울러 장병들은 독서를 통해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고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와 사색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주제로 강의한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독서코칭 담당관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병영독서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 주기를 당부했다. 정 의원은 "도서관 관련 법 개정을 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등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왔다"면서 "독서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고 경쟁력을 갖게 하는 만큼 독서코칭 담당관들이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워크숍에서는 독서코칭 담당관과 해당 부대에 배정받은 강사가 처음 만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독서코칭 담당관과 강사들은 부대의 특색을 점검, 강의안에 반영하고 일정을 조율했다.
이정미 중사는 "지난해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장병들 사이에 책을 소재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늘어 올해도 운영하기로 했다"면서 "워크숍에 참석해 강의를 들으면서 '독서가 정말 중요하며 나로 인해 장병들이 변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 내일신문 2016.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