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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에 30만원 벌어요' 대학생 자소서 과외 '대목'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15-08-17 | hit : 5093
"업체 자소서는 형식·기계적" 희망학교 학생에 과외 받아 고3 수시 접수 앞두고 성행


서울 명문 사립대에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이모(여·21) 씨는 9월 수시 입학 시즌이 되면 고3 학생들을 상대로 '수시 과외'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씨가 수시 과외를 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그가 다니는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다. 이 씨는 이들을 상대로 자기소개서 첨삭을 하고, 모의면접까지 준비해준다.

그가 2∼3시간 동안 과외를 하며 받는 돈은 최대 30만 원에 이른다. 자신의 합격 자소서를 학생에게 주는데 5만 원, 자소서 첨삭은 문항별로 2만 원씩 받는다.

보통 자소서 문항이 4∼5개에 이르는 것을 감안 하면, 자소서 하나당 15만 원가량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 면접 문답 작성 및 모의 면접 비용으로 15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이 씨는 "수시 원서 접수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와 7월과 8월에 총 8명의 학생을 가르쳤다"며 "지난해부터 수시 과외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2∼3통씩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체의 자소서 첨삭은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경우가 많아 입학사정관들이 눈치를 챌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재학생 수시 과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 명문 사립대 입학을 원하는 한모(18) 군은 2주 전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 다니는 신입생에게 20만 원을 내고 자소서 첨삭을 받았다. 한 군은 "내가 원하는 대학에 내가 노리는 전형으로 입학한 재학생을 소개받아 자소서 첨삭을 받았다"며 "일괄적으로 자소서 첨삭을 하는 학원보다 훨씬 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17일 서울 시내 주요 대학 및 학원가에 따르면, 자소서 첨삭 전문 학원 대신 입학 희망 대학 재학생으로부터 고액 과외를 받는 고3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적인 첨삭'을 해주는 첨삭 학원을 꺼리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에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몸값이 높아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강남구 대치동의 A 자소서 첨삭 학원은 매년 운영하던 입학사정관 전문 자소서 첨삭 강의를 올해는 개설하지 않았다. 학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름방학이 되면 선생님을 채용해 강의를 운영했는데, 올해는 학생이 절반가량 줄어 강의를 개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보 박효목기자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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