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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뭘 읽을까 고민하세요 ‘북 큐레이션’ 책을 골라 드립니다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15-01-05 | hit : 2447

국내서도 SNS 기반 책 추천 서비스 하나둘 등장… 아직 수익모델 없지만 고객 충성도 높이는 데 기여할 듯



2013년 3월 아마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북큐레이션 서비스 ‘굿리즈’(Goodreads)를 1억5000만달러(약 1155억원)에 인수, 화제가 됐다.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미술작품을 골라 기획전시하듯, 북큐레이션 서비스는 책을 추천한다. 사용자는 굿리즈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에 의해 선정된 책을 추천받을 수도 있고 다른 사용자들의 관심 도서와 별점을 참고해 책을 고를 수도 있다. 아마존은 굿리즈 인수 전에 이미 비슷한 개념의 온라인 도서 추천 서비스 ‘셸퍼리’(Shelfari)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마존이 많은 돈을 들여 굿리즈를 인수한 것은 굿리즈가 모바일 중심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웹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셸퍼리와 달리 굿리즈는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거나,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독자들의 일상적인 매체 환경이 이미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확장성 면에서 셸퍼리는 굿리즈의 상대가 안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SNS를 기반으로 책을 추천해주는 북큐레이션 서비스가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서점 알라딘이 내놓은 ‘북플’, 이보다 앞서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네이션의 ‘북맥’이 대표적이다. 1월에는 신생 IT기업인 ‘어떤사람들’이 또 다른 북큐레이션 서비스 ‘썸리스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북플은 2004년에 시작돼 누리꾼의 서평 문화를 정착시킨 ‘알라딘 서재’에 도서 추천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다. 김성동 알라딘 마케팅팀장은 “알라딘 서재에 소셜 기능을 접목한 것”이라며 “SNS에 올리는 짧은 글들에 익숙한 독자들이 SNS처럼 부담없이 친구들의 서평이나 관심 도서 등을 나눌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박경훈 스타네이션 대표는 “2013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18권이 출간된다. 이처럼 많은 책들 가운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일일이 찾아봐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게 북큐레이션 서비스”라고 말했다.




개별 사용자에게 책을 자동으로 추천해주고 사용자들끼리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서평·별점·관심 도서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두 서비스의 기본 얼개는 비슷하다. 자동 추천은 기본 성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활동을 분석해 책을 추천한다. 기본 성향은 ‘경제·경영’ ‘인문·사회’ ‘실용’ 등 가입시 사용자가 선택한 관심분야다. 이후 추천 도서는 사용자의 관심 도서를 분석해 이뤄진다.




예컨대 사용자가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관련 리뷰를 읽거나 책을 구매하면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추천한다. 책에 별점을 표시하거나 ‘관심 도서’로 분류하는 행동, 책 리뷰에 댓글을 남기는 행동도 사용자의 취향을 세분화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된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할수록 관련 데이터가 축적돼 책 추천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커뮤니티 기능은 다른 사용자들의 리뷰와 관심 도서 목록을 살펴보거나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트위터의 ‘팔로우’나 페이스북의 ‘친구’와 유사하다. 썸리스트의 경우에는 알고리즘에 의한 자동추천 기능보다는 커뮤니티 기능을 제대로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SNS 기반의 북큐레이션 서비스에는 아직까지 분명한 수익 모델이 없다. 한국 출판시장 규모와 독서인구는 선진국에 비해 작고 앞으로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적다. 박경훈 대표는 “올해까지는 투자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며 “출판사들의 신간 홍보를 진행해주거나 책과 관련된 부가 콘텐츠를 유료화하는 모델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동 팀장은 “북플은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서비스가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선물”이라며 “알라딘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류미 ‘어떤사람들’ 대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새로운 독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굿리즈의 경우 아마존에 인수된 것이 거의 유일한 수익 창출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관건은 사용자 참여다. SNS의 속성상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가 확보되지 않으면 서비스 자체의 활력이 소멸하기 때문이다. 김성동 팀장은 “하루에 10만명 정도는 접속해 활동해줘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류미 대표는 “열정적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맥 가입자는 5만명 수준이다.



ⓒ 경향신문 정원식 기자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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