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은 1년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지난해 성인 독서량은 12만에 감소했고 독서시간도 줄었다.
여기에는 많은 까닭이 있겠지만 책을 접할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도서관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책을 사보자니 값이 비싸다.
도서관 이외에도 책을 읽을 편안한 공간이 필요한 때다. 무료로 음료수를 마시며
5000여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 찾아가봤다. 이곳에선 각종 문화 프로그램도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물과 예술, 이야기가 흐르는 공간
이곳은 서울 청계천 9가에 자리 잡은 서울문화재단 1층. 금속파이프와 시멘트
벽면을 그대로 드러낸 내부 모습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과 같았다.
 | | 서울문화재단의 1층 전경. |
일명 ‘책多방,책사랑’이라 불리는 이곳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시민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2008년 조성한 곳으로 건물 1층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
오른쪽에 자리한 ‘책다방’은 조선 시대 서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안에 들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정육면체 모양의 북큐브가 여러 개 있다. 북큐브
안에 설치된 하늘을 나는 물고기, 포토나무 등의 조형물 덕택에 내부 분위기는 한층
부드러웠다. 이곳에선 누구나 자유롭게 인문서, 문학, 아동서 등 약 5000여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책다방에서 만난 한 주부 이용자는 ”아이가 이곳에 오는 것을 좋아하여 종종 찾고 있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지만 책의 종류가 조금 부족한 듯한 게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 | ‘책多방’ 내부 북큐브의 모습 |
 | | 책이 꽂혀 있고, 그 안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북큐브와 ‘책多방’ 내 다른 독서공간의 모습 |
‘책다방’의 반대편에 있는 ‘책사랑’에는 갖가지 색으로 변하는 디지털북 작품 50여권이
있다. 이곳은 문화와 관련된 세미나 및 워크숍이 열리는 문화공간이라고 한다.
 | | 외부에서 본 ‘책사랑’ 전경. |
책으로 만나다
‘책多방,책사랑’에서는 매주, 혹은 매달 책과 관련된 문화행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우선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책, 영화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다양한 예술장르의 소재가 되는 책이 어떻게 영화 속에서 해석되고 표현되는지 살펴보는 강연이라고 한다.
마침 강연이 있는 날이었다. 영화 연구자 김성태 박사는 ‘각색이란 무엇인가
: 영화 <보바리 부인>’이라는 제목으로 1시간 30분 동안 강연을 진행했다.
참가자 20여명은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김 박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 강연 프로그램이 진행된 '책사랑' 내부의 모습. |
강연을 들으러 왔다는 한 여성은 “평소에 도서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아 크고 작은 행사가 있으면 되도록 참가하는 편”이라며 “오늘 서울문화재단이라는 곳을 처음 와봤는데 강연내용도 좋았을 뿐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독서가 가능한 공간도 있어서 앞으로 자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적극적으로 찾아보면 이런 문화 프로그램이 무척 많은데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문화재단측은 어린이의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프로그램도
매주 수요일 운영하고 있다. 6세부터 10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한 놀이형 교육프로그램,
‘책, 놀이와 만나다’이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구연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그림책 만들기, 풍선동화놀이 등으로
돼 있다. 직접 참여하는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책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앞으로도 사진, 그림, 인형 등
다양한 분야로 ‘책으로 만나다’ 시리즈를 확대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sfac.or.kr)에 가면 알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팀의 오영주씨는 “서울문화재단에서는 지난 2004년도부터 ‘책
읽는 서울’이라는 책 읽기 캠페인을 해왔고, 그 여파로 생겨난 공간이 ‘책多방,책사랑’이다”며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하루 평균 50여 명 쯤 되고, 아직 다른 지역에 ‘책多방,책사랑’과 같은 종류의 공간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요즈음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장려운동을 펼치는 등 독서 장려 운동이
거세게 불고 있다. 개인에
맡겨두기보다는 정책으로 뒷받침한다면 보다 쉽게 ‘독서 생활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문화재단의 독서 지원 정책과 같은 프로그램의 확산과 발전을 기대해본다.
정책기자단 하민지 hamiii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