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동화책만 읽는 아이 첫 소설은 언제,무엇부터 읽힐까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08-04-08 | hit : 3087
소설 좋아하는 아이가 감성이 풍부하다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올라가는 시기는 아이의 성장 단계에서 매우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다. 아동에서 청소년기로 접어들면서 자녀는 좀더 높은 단계로의 지적·신체적 변화를 겪게 된다. 독서지도에서 이런 시기를 ‘전환 독서 단계’라고 한다. 이때는 자녀가 그동안 유지해왔던 독서에 대한 흥미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독서습관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책을 읽고 난 뒤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게 해줘야 할 때다.

초등 저학년







3학년쯤 되면 혼자 책을 고르고 혼자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낼 나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만의 왕국을 지었다 허물었다 하며 내면을 튼실하게 키워가는 아이들에게 책은 훌륭한 재료가 된다.
이때 아이들에게는 특정 분야에 대한 독서 흥미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독서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미있는 생활동화와 쉽게 풀어 쓴 어린이용 고전명작을 통해 문학적 흥미를 자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을 읽을 때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대목이나 재미있게 묘사된 대화 장면을 골라서 소리내어 실감나게 읽어보도록 하자. 자녀와 번갈아 가면서 읽는 활동을 하면 한결 흥미를 느끼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책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무조건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엄마가 직접 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쁜 꿈과 마음들만 그득한 창작동화를 읽어왔던 아이가 좀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도록 유도해주는 것도 이맘때 부모의 몫이다. 주위 사람들의 어려움과 바람도 함께 보고 껴안도록 이끌어주고, 역사 속의 사건과 인물을 통해 오랫동안 전해온 삶의 지혜도 어렴풋이 느끼게 해주자. 나를 만들고 환경을 만들어낸 삶과 자연의 원리를 책 속에서 찾아보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자기만의 줄기를 곧게 세울 수 있다.

초등 고학년

배울 건 점점 늘어나고 해야 할 일은 점점 많아지는 나이다. 하지만 아무리 배울 게 많아도 책만큼 풍성한 지식과 기쁨을 주는 건 없다. 특히 복잡한 세상의 단면들을 담고 있는 소설을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인간과 세상의 모습을 파악하기 시작하는 때다. 먼 나라 소년의 꿋꿋한 삶의 모습을 지켜보고, 우리 역사가 빚어낸 슬픈 이야기를 듣고, 예술가의 열정적인 삶과 예술 세계를 들여다보며 쑥쑥 커갈 때다.

4학년부터는 ‘장발장’(4학년 1학기 국어 둘째 마당), ‘어린 왕자’(4학년 2학기 국어 둘째 마당) 등 세계 각국의 고전명작들이 교과서 지문에 수록되는 만큼 아동용으로 재구성된 고전명작 읽기를 통해 문학적 감수성과 깊이를 느껴보게 할 필요가 있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 분석’이나 ‘사건의 흐름 따라 이야기 재구성하기’ 등을 권장한다. 책에 별 점수를 준다면 몇 개라든지, 이 책을 친구에게 추천한다면 어떤 점 때문에 할 것인지 등의 질문으로 책 내용을 깊이 있게 따져보고,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이야기해볼 수 있게 해주자. 예를 들어 ‘장발장’이라는 책을 읽었다면,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인물망으로 그려보게 하거나, 장발장이 살아간 삶의 과정과 사건들을 도표로 정리해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자전거 도둑’을 읽고 눈앞의 이익을 좇는 현대인들의 모습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따뜻한 인간애와 희망이 우리 삶에서 왜 중요한지를 일기나 수필로 적게 하는 활동도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명작 꼭 읽어야 하나







우리나라 성인 대다수는 ‘세계명작’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세계명작을 안 읽으면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고 어디에 가서 자신 있게 책 얘기를 못할 것이라는 걱정들을 많이 한다. 그러고 보면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집류로 나온 책들은 다 세계명작이다. 집집마다 거실 서가나 아이들 책장에 약속이나 한 듯 가지런히 꽂혀 있는 게 세계명작 전집이다. ‘소공자’ ‘소공녀’ ‘톰 소여의 모험’ ‘빨간 머리 앤’ ‘안데르센 동화’ ‘이솝 우화’ ‘피노키오’ 등등. 그런 기억 때문인지 부모들은 자녀에게 세계명작은 꼭 읽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명작은 꼭 읽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변 아이들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한국 학부모들은 특히 자기 자녀가 똑똑하지 않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 세계명작을 읽히기도 한다.

반면, 세계명작은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반민주주의, 제국주의 사상 등이 많이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선민의식, 상명하복, 신분제 등 현재에 맞지 않는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그대로 주입한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세계명작은 책 선택부터 읽는 과정, 읽은 뒤 정리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선 자녀에게 무작정 읽으라고 던져주기에 앞서 부모가 읽어야 한다. 부모가 지금 다시 봐도 좋은 작품이고, 아이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서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선다면 그때 자녀에게 권해도 늦지 않다. 읽히기로 했다면 여러 출판사 판을 비교 검토해서 번역이나 편집이 제일 괜찮은 것을 고르자. 그리고 아동판이나 청소년판, 다이제스트판 대신 완역판을 선택해야 한다. 요약판은 문학이 갖고 있는 온전한 힘은 잃어버린 채 줄거리가 곧 문학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세계명작을 권하면서도 한편으로 우리 작가들이 쓴 좋은 창작소설을 찾는 노력도 같이 해야 한다. 같은 땅에서 나고 자라 살고 있는 작가들이 쓴 우리 소설은 분명 세계명작과 다른 맛과 느낌을 줄 것이다. 예전에는 국산 창작소설이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작가군이 넓어져 서점에 가면 괜찮은 아동, 청소년 소설들이 널려 있다. 

초등학생에게 권하는 쉬운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이미륵), ‘소설 동의보감’(이은성), ‘엄마, 힘들 땐 울어도 괜찮아’(김상복), ‘자전거 도둑’(박완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박완서), ‘몽실언니’(권정생), ‘백치 아다다’(계용묵), ‘별’(황순원), ‘화수분’(정영택), ‘나무를 심은 사람’(지오노), ‘오이대왕’(뇌스트링거), ‘너의 용기만큼 큰 산’(프로이스), ‘별’(알퐁스 도데), ‘독짓는 늙은이’(황순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 ‘아버지’(김정현), ‘목걸이’(모파상),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톨스토이), ‘폭풍의 언덕’(브론테)


여성조선
취재=윤현주 사진=신승희
도움말=김현애(한국독서지도연구회 고문 및 서울교대 독서치료과정 주임교수)
오진원(오른발왼발 wwww.childweb.co.kr 운영자)
배수원(주니어김영사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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