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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안 읽는다는데 ‘독서판’은 왜 커졌을까?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26-05-30 | hit : 42

독서율 하락에도 챌린지·기록 서비스 확산

1020세대, 리뷰·독서노트로 읽은 책 공유

책, 상품 넘어 공간·브랜드 감성 소재로 활용돼 


책을 읽는 사람은 줄었지만 책을 둘러싼 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독서 시간은 앱에서 달리기 기록처럼 관리되고, 읽은 책은 리뷰와 독서노트로 남겨진다. 도심 광장은 야외도서관이 되고 유통 브랜드는 책과 문학을 상품과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로 집계됐다.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성인 1인당 연간 종합독서량은 2.4권, 평일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18.2분에 그쳤다. 



독서율 하락은 출판·독서 플랫폼에 과제를 던지고 있다. 책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독자를 붙잡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숏폼, SNS, 게임, OTT 등 짧은 시간 안에 즉각적인 반응을 주는 콘텐츠가 일상 시간을 차지하면서 독서는 ‘마음먹고 시작해야 하는 활동’으로 밀려나기 쉬워졌다. 





(좌) 밀리의서재 밀리 리딩 운동회 / (우) 예스24 리딩런

이에 플랫폼들은 책 읽기에 기록, 순위, 인증, 보상 등 게임적인 요소를 덧붙이고 있다. 독서를 완독해야 하는 과제가 아닌 짧게 참여하고 성취감을 확인할 수 있는 활동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KT 밀리의서재는 참여자들의 열람 시간을 합산하는 ‘밀리 리딩 운동회’를 진행했다. 개인이 혼자 책을 읽는 시간을 모아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1주차 프로그램은 합산 열람 2268시간을 기록하며 목표 대비 227%를 달성했다. 독서 시간을 눈에 보이는 숫자로 바꾸고 단체전의 재미를 더한 셈이다. 



예스24는 독서 시간을 달리기 거리로 환산하는 ‘2026 리딩런’을 운영 중이다. 앱 타이머로 측정한 독서 시간을 10분당 1km로 바꿔 스타터, 하프,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는 내용이다.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었는지보다 오늘 얼마나 읽었는지를 기록하게 만드는 장치다. 



카카오 브런치의 ‘브런치 독서 챌린지’도 같은 흐름에 있다. 독서 시간과 분량을 측정하고 이를 독서노트로 발행하게 하면서 책 읽기를 개인의 머릿속에만 남는 활동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는 활동으로 바꿨다. 앞서 열린 1차 챌린지는 신청자 1만명이 몰리며 조기 마감됐고 한 달간 5만1477개의 독서노트가 작성됐다. 





ⓒgettyimagesbank

완독보다 기록…’읽은 나’를 남기는 독서 



특히 1020세대에서는 책을 읽은 뒤 기록하고 공유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예스24가 세계 책의 날을 앞두고 1020세대의 문학 도서 구매 흐름을 분석한 결과 소설·시·희곡 분야 도서 구매는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2024년 38.1% 오른 데 이어 2025년 15.3% 증가했고, 2026년 1~3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었다. 



구매 이후 행동도 달라졌다. 2025년 10대의 도서 리뷰 작성 회원 수는 전년 대비 54.2% 증가했고 리뷰 수는 113.1% 늘었다. 20대도 리뷰 작성 회원 수와 리뷰 수가 각각 20.9%, 35.0% 증가했다. 독서 기록 기능인 ‘사락 독서노트’ 작성 건수는 전년 대비 149.3% 증가했는데 특히 10대는 22배, 20대는 5.7배 늘었다. 



이는 독서가 읽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읽은 책을 기록하고 감상을 남기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과정까지가 독서의 일부가 되고 있는 것이다. 1020세대에게 책은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생각을 남기는 소재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오프라인에서는 책이 광장으로 나왔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의 ‘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의 ‘광화문 책마당’, 청계천의 ‘책읽는 맑은냇가’ 등을 서울야외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다. 



2022년 개장 이후 3개 거점의 누적 방문객은 814만명에 이르렀고 지난해에는 175만명이 찾았다. 방문객 중 실제 독서를 경험한 시민 비율은 85.5%로 집계됐다. 



야외도서관은 책을 빌려주는 공간에서 그치지 않는다. 북토크, 공연, 야외 영화 상영, 독서모임 등이 결합하며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도 책을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29CM는 민음사와 협업한 ‘진맥소주X민음사’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고, 이솝은 고객이 소장한 시집을 큐레이션 도서로 교환해주는 ‘북 익스체인지’를 진행했다. 일룸은 팝업스토어에 시 낭독회와 시집 큐레이션 공간을 마련했다. 



책과 문학이 가진 지적이고 차분한 이미지, 취향과 여유의 감각 등을 브랜드를 설명하는 장치로 사용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팝. 김다솜. 2026.05.29.

 

링크 : https://www.dailypop.kr/news/articleView.html?idxno=9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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