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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다닐 필요 없다' 유튜브 속 강사가 뜬다
작성자 : 운영자 작성일 : 17-04-16 | hit : 1088

‘라이프 멘토’ 크리에이터들, “독자들은 아마추어에 더 공감, 취향저격과 꾸준함이 비결”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검은 바탕의 흰 글씨가 휙휙 지나가면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구글의 ‘Don't Blink(눈도 깜빡하지 마세요)’ 광고. 패러디가 넘쳐나면서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운동을 하고 싶지만 시간이 마땅치 않고 헬스장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자니 부끄럽다. 이제는 학원이 아닌 안방에서 유튜브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생활과 관련한 교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1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구글캠퍼스서울에서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 행사를 통해 콘텐츠 전략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초의 데일리쿡’ 페이지를 운영하는 이승미씨, ‘미스데이지’ 페이지를 운영하는 김수진씨, ‘비됴클래스’를 운영하는 하지원씨, 영어교육 크리에이터 올리버 쌤 등이 참석했다.

영상 제작일을 해온 하지원씨는 ‘개나 소나 따라하는 비됴클래스’채널을 통해 영상 제작 튜토리얼 강좌를 올린다. 그는 “나도 인터넷을 통해 영상 제작하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어느 편부터 보더라도 알 수 있도록 모든 단축키를 매회 일일이 설명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 하지원씨의 유튜브 채널 '비됴클래스'화면 갈무리.

‘홈 트레이닝’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는 ‘미스데이지’ 채널 운영자 김수진씨는 “피트니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운동효과와 방법을 위해 노력이 더 필요하다”면서도 “‘나와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독자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요리를 하는 ‘쿡방’을 선보이는 ‘초의 데일리 쿡’은 쉽게 따라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고음질의 기분 좋은 소리로 콘텐츠를 만드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자율감각쾌락반응) 장르를 결합했다. ‘병아리 연유 모닝빵’ 영상은 반죽하는 소리, 굽는 소리, 우유 따르는 소리 등에 주목하게 된다.

‘초의 데일리쿡’ 채널 운영자 이승미씨는 “요리 콘텐츠와 청각이 어울린다. 집에서 어머니가 부엌에서 도마에 칼질을 하는 소리만 듣고도 배고프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따로 녹음기를 써서 녹음을 한 뒤 영상에 다시 하나하나 입힌다. 이렇게 만든 콘텐츠는 끝까지 보는 독자 비율이 70%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 '초의 데일리쿡' 혼밥 콘텐츠.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일반적인 강의와 달리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이승미씨는 “요즘은 혼밥, 혼술 영상을 기획해서 찍는다”면서 “1인 가구에 혼밥족이 많은 상황에서 단순히 요리를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먹는 걸 10분~20분 정도 보여준다. 실제로 같이 먹는 건 아니지만 하나의 소통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수진씨는 “홈 트레이닝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최대한 내 채널 구독자 연령층인 10~20대가 관심 가질만한 주제를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교복치마를 자주 입는 10대 학생을 위한 ‘종아리 라인이 예뻐 보이는 스트레칭’, ‘겨울 집에서 편하게 누워서 할 수 있는 집순이를 위한 운동’이 대표적이다. 김수진씨는 지난해 12월 구독자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영상으로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구글코리아는 10일 구글캠퍼스서울에서 '라이프 멘토' 크리에이터 대화행사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올리버샘, 김수진씨, 이승미씨, 하지원씨.

크리에이터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의 특성상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알려주는 콘텐츠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관건은 ‘꾸준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승미씨는 “대도서관이 TV에 나와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전망이 좋다. 자기만의 색깔로 소통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 게 인상적이어서 일을 그만두고 크리에이터를 시작했다지만 막상 만들어보니 구독자 1만 명을 넘기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초의 데일리쿡’의 유튜브 구독자는 33만 명에 달한다. 꾸준함의 결과였다.

김수진씨는 “하나의 영상만 갖고 대박을 터뜨려서 구독을 유도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튜브 이용자들은 평균 3개 이상 영상을 연속으로 본 후에야 해당 채널을 구독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한 분야의 영상을 꾸준히 제작하는 게 중요하다.

ⓒ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2017.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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