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규 병장 육군56사단 삼각산부대
2015년 9월 22일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날이 왔고 나는 입대했다. 사회에서 즐기던 것들, 가지고 있던 것들, 누리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 5주간의 훈련소 과정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았다. 군 생활은 사회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임무수행에 스스로 한계를 느끼며 좌절하는 나날을 많이 만들었다.
그즈음 새로 부임하신 대대장님께서‘독서’를 매우 강조하셨다. 고등학생 때 이후로 책을 읽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던 나로서는 독서 습관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대대장님의 지속적인 독서 권유도 있었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나 자신을 독서로 채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소설·자기계발서·시집 등 가리지 않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16년 5월, 2년 가까이 교제하던 여자친구와 헤어져 큰 슬픔에 빠져 힘들어하던 내 눈에 들어온 두 권의 책이 군 생활의 분기점이 됐다.
먼저 『사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책은 나의 삶에 녹아들었던 익숙함이 나를 얼마나 교만하게 만들었는지, 누군가의 헌신이나 배려를 당연함으로 생각하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했고 반성하게 했다. 그리고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이라는 책은 이성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과 행동들을 하게 만들었고, 나아가 타인의 마음에 위로를 주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두 책이 시발점이 돼 독서에 대한 열의는 불타올랐고 쌓여가는 책들에 비례하는 문학적 소양과 지식은 군 생활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복무 중 연대에서 주최하는 독서 감상문 경연대회나 국방부에서 주최하는 병영문학상에 공모해 2016년 전반기 독서 감상문 경연대회에서는 최우수상, 제15회 병영문학상 시 부문에서는 입선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내 이야기를 공유한 장병들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독서를 통해 삶에 새로운 싹을 틔우는 씨앗을 심기 바란다.
ⓒ 국방일보 2017. 0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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