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올해부터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에서도 인문교육이 강화된다. 문학, 역사학, 철학 등 인문학 기초연구 지원도 확대된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진흥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해 8월4일 시행된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진흥에 관한 법률'(인문학법)의 후속조치다. 인문학법에 따라 교육부 장관은 인문학진흥 기본계획을, 문체부 장관은 인문정신문화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인문학진흥 5개년 기본계획은 '인문적 소양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 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인문교육으로 모든 국민이 인문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도 인문소양교육을 강화한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국어과목을 활용해 매학기 책 한권 읽기 활동을 반영하는 식이다. 학생인문학동아리 지원을 확대해 체험활동 중심의 자발적 인문활동을 활성화한다.
대학에서도 모든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문교양교육을 강화한다. 대학인문역량강화(CORE) 사업을 통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창출한 인문교육우수모델을 전체 대학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인문학 후속세대가 안정적으로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석·박사과정 학생에게 장학금과 독립적인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사후연구원을 위해 박사학위 취득 후 대학과 국·공립연구기관 연수기회도 확대한다.
인문학자 연구지원도 내실화해 문학, 역사학, 철학 등 기초연구 지원과 희랍어, 아랍어 등 소외분야 지원을 확대한다. 인문학연구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최대 7년간 지원하는 중·장기연구 지원사업도 신설한다.
문체부가 마련한 인문정신문화 진흥 5개년 계획은 생활 속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해 우리 사회의 기초 인문역량을 강화하는 것에 집중했다.
인문의 본질을 강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민간교육기관과 협력하여 심화강좌를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특정국가, 특정시기에 대한 자료를 갖춘 도서관과 박물관, 미술관 등을 훑어보는 '주제통달' 과정이나 중국 등 특정분야의 경제, 사회, 정치, 문화예술, 과학, 역사, 인물을 인문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통찰하는 1년짜리 전문강좌를 만드는 식이다.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강화하고 '이야기할머니' 확대
강의와 지역탐방을 결합한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세대 간 전통이야기 전승을 위한 '이야기할머니'를 확대하는 등 그동안 추진해온 브랜드 사업도 내실화한다.
전국 초·중·고 독서토론한마당 참여를 활성화하고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확대하는 등 독서의 생활화도 지원한다.
현재 2만5000여개인 동아리를 2021년까지 10만개로 늘리고, 역량있는 대학의 전문인력과 은퇴자가 도서관, 박물관 등에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인문 매개자'를 양성한다.
인문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도서관을 거점으로 카페, 서점 등 민간과의 공간 나눔 협력망을 구축하고, 동아리 등의 공간으로 유휴공간을 개방할 예정이다.
올해 12개 도서관·박물관을 인문친화적으로 리모델링해 커뮤니티 공간을 확충하고, 아파트 등의 작은 도서관과 서원, 향교 등 전통문화공간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고령화, 일자리 창출, 격차 해소 등 사회적 과제에 보다 적극 대응하고 장기적 정책 발전 기반도 강화할 예정이다.
◇'독서치유'를 10개 도서관에 도입
고령화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인문과 웰빙'이 결합된 '독서치유'를 올해 10개 도서관에 도입한다. 고령층에서 아동, 청소년, 일반인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3년 주기로 인문정신문화 실태를 조사하고 '길 위의 인문학' 등 주요사업은 3년 주기로 평가해 보완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의 해답은 통찰력과 지혜, 조화로운 감성같은 인문적 가치에서 찾을 수 있다"며 "기본계획 수립을 계기로 인문에 대한 인식과 역량이 강화되고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